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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o a d i n g . . .

Published 2023. 4. 9. 23:34

2022년은 개발자로서 처음 사회에 발딛은 해이다.

한 해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다. 모든 것이 처음인 업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한 시간들이 있었고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마음 가짐 변동이 꽤 심했다. 스트레스도 정말정말 많았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 돌아보니 개발자로서 뿐만 아니라 좀 더 넓은 의미인 '직장인'으로서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다.

인생에 한 번 밖에 없을 저 시기를 그냥저냥 넘어가게 되면 또 금방 까먹을 것 같아, 벌써 4월이 훌쩍 넘었지만 회고해본다.

1. 개발자 취업

정말 운이 좋게도 막연히 꿈만 꾸던 IT 기업에 신입 입사를 했다.
사실 지금도 들인 노력에 비해선 과분하게도 좋은 곳에 오게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최종 합격을 한 다른 기업과 비교하며 거취를 나름 고민했지만, 개발자로서 이 회사를 포기하면 나중에 언젠가는 분명 후회하지 않을까 싶어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입사를 결정했다.

최종 발표부터 입사까지 일주일 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걱정도 크게 들었다.(학교 도서관에서 급하게 인사이드 자바스크립트라는 책을 빌려 공부하기도 했었다ㅋㅋ)

입사를 하자 불행하게도 코로나가 굉장히 심해졌다. 회사에서는 재택 근무를 권장했고 팀원 모두 재택 근무를 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나도 재택근무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입사 초기에 재택근무를 하며 나 스스로 많이 움츠려들지 않았나 싶다.
점심 식사를 하며 간단히 물어볼 수 있는 것들도 글로 정리를 하며 선배님들에게 메신저 여쭤보려니, 이걸 물어봐도 되는 것인지 스스로 검열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다보니 스스로 뭔가 자신감도 없어지게 되고 단순한 것이어도 이걸 물어봐도 되나, 부탁드려도 되나 신경이 많이 쓰였다.

회사 동료들을 보며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회사 사람들은 정말 모두가 일을 잘한다. 사실 학생이었을 때 팀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팀원들 모두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캐리하는 사람과 끌려다니는 사람들, 관심없는 사람들 등등 여러 부류가 있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이 곳 회사 사람들은 모두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와 연차가 비슷한 사람들이 능력 넘치게, 주도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비교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이를 벗어나기까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도 많이 하고, 지금보니 일기도 꽤 썼다. 이 때 정리한 생각/마음가짐을 까먹지 않도록 일기도 하나씩 블로그에 올려야겠다.

지금은 개발자, Problem Solver 로서 주체적으로 일을 해나가는 내 자신과 이 직업에 만족하고 있다.

2. 회사 일

예전에 개발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특출한 머리와 재능으로 남들이 도저히 풀어내지 못하는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다. '개발 실력', '능력/역량있는 사람'은 그런 '개발 빠른 시간 내에 잘하는 사람', '에러를 빠르게 해결하는 사람' 이었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개발자도 그냥 직장인, 즉 보통 회사원과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실력있고 잘하는 개발자는 특별하게 다른 역량이 있거나 재능이 있어야 하는 그런 영역이 아닌, 그저 일을 잘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이다.

내가 할 일을 잘 정의하고, 한 일을 잘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다른 사람들을 잘 돕고...
영역이 소프트웨어 개발일 뿐이지, 그냥 일 잘하는 사람이 소위 말하는 '실력있는 개발자' 인 것 같다.
'개발자'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개발자 이미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ㅎㅎ

회사 일 자체는 입사 한 달 후부터 바로 주어진 개발에 참여했고 두 달 뒤 배포도 했다. 첫 배포할 때 혹여나 빵꾸가 나지 않을까 긴장을 많이 하기도 했다. 회사 일에 적응도 하고(내가 사소한 것에도 정말 많이 눈치를 봤다..) 올해 목표로 잡아둔 여러 다양한 일을 하면서 제 몫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바쁘게 일했다.

다행히 동료들은 모두 배려 넘치는 좋은 분들이었다. 업무나 개발 관련 의사 결정을 할 때도 신입인 나의 의견을 다 들어주고 경청하여 결정을 내려주셔서 좋았다. 좋은 동료들이 있으니 나 또한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사소한 일들은 훌훌 털어버리면서 나 또는 우리 팀에게 주어진 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느꼈다. 리더님이 리팩토링을 위해 이렇게 함수 구조를 바꿔야된다고 팀 미팅에서 말했을 때 왜 개선이 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되어서 개인적으로 통화를 걸어 다시 물어봤던 것, 다들 바빠 원인을 찾지 못한 일시적인 장애 내용을 끝까지 찾아내어 내용을 공유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3. 일상

재택 근무의 단점은 일과 쉬는 것을 잘 분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나와 같이 여러가지로 걱정 많은 신입이 그런 것 같다. 일을 많이 한다고 일을 잘 하는 것은 아니기에 개선시켜갈 부분이다.

업무 외적으로 개발자로서 도움이 될 지식이나 경험, 업무에 쓰이는 기술에 대한 책 혹은 강의 등을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을 했으나... 정말 혼자서는 진행이 되지 않는다. 또 주말에 쉴 때 재밌는 거, 할 거, 놀 거, 그리고 쉬는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하기가 싫은지.. 평일 밤/주말에 공부하겠다고 책상에 앉아 계속 유투브 보고 하루를 그대로 낭비하는 일이 점점 일상이 되어간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사실 업무 외적으로 공부해서 얻은 지식보다는, 결국 회사 실무에 필요해서 공부하는 지식이 훨씬 역량을 쌓는데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바쁜 현대인의 24시간 중 업무 외로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생존을 위한 운동,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르다.. 리팩토링을 하거나 코드 개발을 할 때 코드가 클린하지 못하다고 느껴서 하루 거의 밤새서 필요한 부분 위주로 후루룩 읽은 클린코드 책, 첫 업무로 주어진 기능 개발을 할 때 추가하는 파일의 위치나 코드 구조를 더 잘 짜기 위해 후루룩 읽은 오브젝트(객체지향) 책,  새 상품 개발에서 맡은 기능의 코드를 읽기 쉽고 유지보수하기 좋게 짜기 위해 찾아본 디자인 패턴 등등.. 필요하다고 느낄 때 즉각즉각 알아봤던 것이 효율이 훨씬 좋은 느낌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좀 더 행복감을 느끼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지금 알아가고 있고, 개선하면 좋을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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